Keith Jarrett을 다시금 듣고 있다. 흘러나오는 곡은 앨범 중 세번째 녹음인 It never entered my mind.
Keith Jarrett을 듣다보면 자유로움과 완벽함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세계를 만나게 된다. 마치 짜여진 듯이 작곡된 곡을 듣는 듯 하면서도 무한한 자유로움이 녹아 있다. 얼핏 들으면 이 짜여진 스타일의 즉흥연주 (improvisation)이 조금 답답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귀를 기울이다 보면 Keith Jarrett만큼 무한한 자유로움을 음악에 녹여내는 연주자들을 찾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비슷한 연주자를 한번 찾아보라면 John Coltrane 정도나 되어야 가능한 일이 아닐까.
그래서 소위 Standards를 연주하는 자렛 트리오의 모습은 진정한 대가가 연주하는 스탠다드가 어떤 모습을 하게 되는지를잘 보여준다. 얼핏보면 무난한 연주로 들리지만 기본적인 악보 연주부터 아방가르드격의 free jazz까지 모든 느낌의 스펙트럼이 녹아들어있다.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저 아름다움에 넋이 나갈 따름이다.
요즘 들어서는 마지막 곡인 God bless the child를 따로 씨디로 하나 구워 방 안의 조그만 미니 전축에 넣어놓고 있다. 듣다보면 쉽게 어깨가 들썩이게 되는 아주 즐거운 곡이다. 어법이 어렵지 않아 듣기도 쉽지만 살짝살짝 묻어나는 엇박자의 느낌이 너무나도 절묘하다. 추임새가 안나올래야 안나올 수가 없는, 그 추임새를 따라가다보면 스스로를 밝은 즐거움에 어느새 푹 빠져들도록 만들어 주는 곡이다.
최근들어 다시금 depression에 시달리고 있다. 밝은 느낌으로 우울한 모습을 지켜 보자. 그리고 우울한 내 자신이 무엇을 얘기하고 있는지 찬찬히 들어보자. 자렛의 음악이 내 존재를 무한한 자유로움으로 감싸 주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