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koNeko’s blog

June 22, 2008

쇠고기 추가협상, 정말로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는가?

이정환님의 블로그 “쇠고기 추가협상,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는 다섯가지 이유“에서 트랙백합니다. 이정환님이 지적하신 항목 하나하나를 살펴봅시다.

1. 정말로 미국산 소는 30개월 월령을 확인할 방법이 없나?

한가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정말로 미국산 소가 25%만이 정확한 월령을 확인할 수 없다면 그렇다면 미국은 자국내에 유통되는 미국산 쇠고기를 어떻게 월령 30개월 기준으로 선별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을 제기해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의 SRM 기준은 소의 월령 30개월을 기점으로 SRM부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우선 USDA에서 SRM을 설명해 놓은 페이지를 잠깐 보도록 합시다.  이 페이지 중간즈음에 보면 소의 월령 확인 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은 언급이 있습니다.

Identifying Age of Cattle for Slaughter

  • One of a plant’s first activities should be to identify the age of cattle, because the SRMs are different for cattle 30 months of age and older.
    • If the plant does not have records on the age and is not using dentition, it should handle all carcasses and parts as if they were from cattle 30 months of age and older.

밑줄 친 부분을 잘 보시면 미국산 소 취급 공장(plant)에서는 월령 기록이 없고 치아 감별법도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경우는 취급하는 쇠고기를 모두 30개월 이상 월령으로 간주해서 처리해야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광우병대책회의의 “미국은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구분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위 기준을 적용한다면 미국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30개월 미만의 월령을 증명하려면 월령 기록과 치아 감별법 두가지 기준을 통과해야 하니까요. 간단히 말해 확실한 소들만 30개월 미만의 월령을 인정해 주고 어중간한 소들은 모두 30개월 이상 월령으로 취급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이 기준은 치아 감별법에서 오차가 생겨 30개월 미만으로 통과한 소는 월령 기록으로 걸러낼 수 있고 월령 기록이 잘못된 소는 치아 감별법으로 걸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기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기준을 알게되면 강기갑 의원의 지적한 “연령 감별은 대부분 치아 감별법을 적용하고 있는데 한 작업장의 경우 이빨 감별 직원이 총 2명뿐이어서 예비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 이 부분도 오해의 소지가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위 기준을 적용하면 이빨 감별 직원이 총 2명인 작업장은 이 두 사람의 인력이 처리할 수 있는 쇠고기 물량만 30개월 미만 월령으로 시판하고 나머지 물량은 모두 30개월 이상 월령으로 간주해서 시판하고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2. 내장은 정말로 위험한가?

우선, 미국산 소의 내장은 SRM이 아닙니다. 그런데 왜 소의 내장이 광우병 위험을 언급할 때 항상 등장할까요? 일단 위 페이지의 모든 월령 소에 해당하는 SRM 정의 기준을 봅시다.

Specified Risk Materials (SRMs)

  • In all cattle:
    • Tonsils
    • Distal ileum of the small intestine
      • Only the distal ileum is a Specified Risk Material, but the entire small intestine must be removed and not used for human food.

여기서 Tonsil은 편도선이고 Distal ileum은 논란이 되고 있는 “회장원회부”입니다. 즉, 소장의 아랫쪽 부분이지요. 그러니까 소의 소장은 끝부분은 SRM이지만 이 부분을 제외한 소장은 SRM이 아닙니다.

그런데 여기서 밑줄친 부분을 봅시다. 소장은 단지 끝부분만이 SRM임에도 불구하고 소장 전체를 사람이 먹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도데체 무슨 얘기입니까? 과연 미국은 자국민들에게 정부 기준의 의거해 먹이지 않는 SRM을 타국에 팔아먹으려는 파렴치한 정부와 상인들의 나라인 것일까요? 이 부분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USDA의 자료 링크가 하나 더 필요합니다.

FSIS To Allow Use Of Small Intestine From U.S. And Eligible Countries

서양인들 역시 소의 내장을 먹습니다. 소세지가 대표적인 음식입니다. 물론, 소세지 껍질은 창자 대신에 합성 원료를 써서 만들 수도 있지만 그래도 고급 소세지들은 여전히 소의 내장을 써서 만들어냅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소의 내장이 끝부분은 SRM이라는 점입니다. 이것을 과연 이들은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 것일까요? 일단 중간즈음의 FSIS의 결론을 봅시다.

“FSIS has determined through examination of research that the effective distal ileum removal provides the same level of protection from human exposure to BSE infection, as does the exclusion of the entire small intestine from the human food supply.”

즉, distal ileum이 효과적으로(effective) 제거된 소장은 전체 소장을 아예 (먹거리로) 쓰지 않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번역하자면 회장원회부는 제대로 제거하면 소장 나머지 부분을 SRM 위험 없이 (소세지 같은 음식을 만드는데) 쓸 수 있다는 것이지요. 추가적으로 이 기사는 다음과 같이 결론짓고 있습니다. ileum에서 80인치까지를 잘라낸 소장은 안전하게 쓸 수 있다는 것이지요.

“FSIS has concluded that procedures requiring the removal of at least 80 inches of uncoiled and trimmed small intestine as measured from the juncture of the ileum and the cecum would comply with this requirement.”

전체적으로 요약하자면 현재 미국의 SRM기준은 소의 내장에 대해서는 기준을 완화하고 있는 과정임을 알 수 있습니다. 즉, 미국은 오히려 소의 내장은 먹으려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미국이 SRM이 아니라는 핑계로 미국인들은 먹지 않는 소의 창자를 곱창을 먹는 한국에 팔아먹으려고 했고 또 이놈의 정부는 졸속 협상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은 기우에 불과합니다.

3. 광우병 특정위험물질은 아니지만 선진회수육이나 사골, 꼬리뼈, 혀 등도 여전히 수입이 허용된다?

선진회수육, 사골, 꼬리뼈, 혀는 완벽하게 SRM이 아닙니다. 30개월 이하 월령 소에서도, 30개월 이상 월령 소에서도 SRM이 아닙니다. 수입을 거부할 근거가 없으며 미국인들이 레스토랑에서 일반 스테이크 메뉴보다 기꺼이 비싼 돈을 지불해가며 먹는 티본 스테이크와 포터하우스 스테이크조차 수입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은 억지가 지나칩니다.

4. SRM 부위가 검출되거나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도 미국산 쇠고기를 전면 수입 중단할 수 없다?

많은 여론들이 여전히 모르고 있는 부분이 노무현 정부 때 이미 한미간에 합의한 쇠고기 협상의 원칙입니다. 이 원칙은 간단합니다.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안전성이 높아지는 수준, 특히 미국의 사료 수준 강화 정도에 따라 한국의 시장 개방 정도를 조절하겠다는 것이죠. 이것은 한국의 수입 쇠고기 안전성 확보와 시장 개방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적절히 해결하기 위한 원칙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의 객관적인 평가는 OIE기준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이 원칙은 이제와서 거꾸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수준, 특히 OIE기준에 한국의 쇠고기 시장 개방 정도가 연동되어 버리는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원칙은 한국측에서 요구해 관철시킨 기준인 까닭에 이를 번복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도 않고 또 그럴 근거도 희박합니다.

따라서 한국이 관철시킨 이 원칙에 따르면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를 전면 수입중단하려면 그에 맞는 OIE의 미국산 쇠고기 기준의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SRM 부위의 검출은 당연히 OIE 기준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만약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다면요? 당연히 OIE 기준이 바뀌기 전까지는 한국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중단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한국이 스스로 제의한 원칙에 따르면 어쩔 수 없는 결과입니다.

하지만 냉정히 따져봅시다. 그렇다며 과연 우리가 제안한 원칙을 뒤집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SRM부위가 검출되면 미국산 쇠고기를 전면 금수시킬 필요가 있을까요? 그것보다는 SRM 부위를 수출한 작업장 단위로 제재를 가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미국산 수입 쇠고기에 SRM 부위가 섞여 들어오는 가능성을 최소화시키는 방법이 아닐까요?

또한 광우병이 발생했을때 미국 쇠고기에 대한 OIE의 안전성 평가는 “즉각적으로” 변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광우병 문제가 심각하다면 OIE의 안전성 평가 역시 당연히 변하게 되어 있습니다. 단지 “즉각적”으로 바뀌지는 않을 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과연 우리가 관철시킨 원칙을 다시금 번복하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추가로 발견되었을 시 “즉각적인” 수입 중단을 해야 할까요? 그것보다는 OIE의 평가가 바뀌기 전까지는 민간 차원에서 일차적 대응을 하고 OIE의 평가가 바뀌면 정부 차원의 대응을 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아닐까요?

5. 머리뼈나 척추 등 뼛조각이 일부 발견되더라도 이를 문제 삼을 수 없다?

이것 역시 오해입니다. 한국으로 수출될 30개월 미만의 쇠고기에서는 머리뼈, 척추 모두 SRM이 아닙니다. SRM이 아닌 안전한 부위가 발견되었는데 어떻게 문제를 삼을 수 있습니까? 이것은 애초에 문제를 삼을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물론, 범위를 넓게보면 머리뼈나 척추는 30개월 이상 월령의 쇠고기에서는 SRM이 맞습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언급하듯이 30개월 이상 월령에 적용되는 SRM기준을 광우병 위험이 낮다는 30개월 월령 이하 쇠고기에도 적용시킨 점은 이번 협상에서 한국이 올린 성과입니다. 따라서 한국에 수출되는 미국산 쇠고기는 30개월 미만 월령소이며 여기에  머리뼈, 척추 부위 수입이 차단됩니다.

여기서 김종훈 본부장의 인터뷰를 잠깐 보지요.

–극소한 머리뼈에서 극소한의 기준은.

▲뇌.눈.척수.머리뼈는 30개월 미만일 경우 SRM 아니다. 먹을 사람 없으며 수입도 안된다. 실제로 미국은 SRM 아니니까 안된다고 반복했다. 우리는 수입한 적 없고 팔지도 않을 것이니 수출할 필요 있느냐고 했다.

수입업자들이 30개월 미만의 뇌.눈.척수. 머리뼈를 수입하겠다고 한 적도 없다. 현장 지침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육안으로 쉽게 구별되지 않는 정도의 양을 극소량, 미량으로 볼 수 있다.

즉, 머리나 척추뼈 등이 수입될 일은 애초부터 없으며 만약 극소량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위험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이것을 “조그만 뼛조각은 따지지 말고 그냥 먹으라는 이야기”로 비화시키는 것은 지나친 과장으로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조그만 뼛조각은 위험하지도 않을 뿐더러 애초에 수입될 가능성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결론

이번 미국의 요구를 살펴보면 미국은 전체적으로 자국소에 적용되는 똑같은 기준을 한국에 수출할 쇠고기에도 적용하려고 하고 있으며 김종훈 본부장 역시 미국 사람들이 먹는 것과 동일하거나 더 강화된 기준의 쇠고기를 한국에 수입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은 기본적으로 자국의 SRM 기준을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 기준으로 적용시키는 자세를 보였고 한국측은 미국측의 SRM기준에 한국의 필요성을 추가하여 30개월 이상 월령소에 적용되는 SRM기준을 한국이 수입하게 될 30개월 미만 월령소에도 적용시켰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협상을 평가하려면 미국이 자국산 쇠고기에 적용하는 SRM 기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를 전제하지 않고 이번 쇠고기 추가 협상을 평가 절하하는 것은 또다른 여론의 오해와 괴담을 낳을 위험이 크다고 봅니다. 미국의 SRM기준은 30개월 이전 월령소와 30개월 이후의 월령소에 따라 다르며 현재 쇠고기 추가협상 결과에 제기되고있는 의문중 상당수가 위험하지 않은 비 SRM 부위에 대한 근거없는 기우라는 점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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